연애 소강상태에 놓인 그대들에게


연애 소강상태에 놓인 그대들에게 <인터파크웹진>

‘건어물녀’와 ‘초식남’ 제법 귀에 익숙한 말들일 것이다. 요즘 회자되는 유행어로 이들은 속칭 ‘연애세포’가 굳어버린 남녀를 일컫는다.

연애를 너무 오래 쉰 ‘건어물녀’이든 연애보다 취미에 관심이 높은 ‘초식남’이든 이들을 비난하거나 동정하려고 얘기를 꺼낸 것은 아니다. 21C는 누구든 자유 의지로 편한 대로 행동할 권리가 있으니까.

다만 안타까울 뿐이다. 세상에 신이 인간을 굳이 남녀로 나누어 태어나게 한 것은 이 둘에게 사랑이라는 달콤함을 만끽하게 하려는 배려가 아니었을까? -뭐, 달콤한 후 쓰디쓴 맛도 느끼게 되지만- 그렇다면 그 배려에 대한 예의로 이를 즐겨주는 것 역시 인간의 권리이자 의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세상엔 연애보다 즐겁고 행복한 일들이 많다. 그래서 진정으로 그런 일 따위 관심 없다고 말한다면 그것 역시 인정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정말 진심인가? 묻고 싶다.


지인 중에 한 여인이 있다. 그녀는 요즘 말로 ‘골드 미스’ 다. 돈, 너무 잘 번다. 때문에 미치게 바쁘다. 해서 잠시라도 틈이 나면 무조건 휴식을 외친다. 고로 몹시 귀찮고 성가신 연애 따위에 관심을 가질 리 만무하다. 아니 스스로가 그러하노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왜일까? 그녀가 진짜! 라고 강조하는 느낌표를 표정으로 연발할 때, 형용할 수 없는 외로움이 낙인처럼 묻어나는 것은.

또 있다.
여자들을 위한 데이트 비용으로 자신의 월급을 탕진하기보다 자신을 가꾸는 일이 더 즐겁다고 하는 남자. 재잘거리며 수선스럽게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귀찮은 여자와 함께하는 것보다 우아하고 고요하게 온전히 자신일 수 있는 시간이 소중하다는 그. 그러나 그는 어쩌면 모르는 게 아닐까?

무식해서 용감하다는 말.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사람과 사람의 체온이 만나 만들어지는 그 설명할 수 없는 짜릿함. 혼자 ‘맛있다’를 연발하는 겸연쩍은 상황보다는 눈빛으로 맛있는 기운을 함께 나누는 소소한 행복감. 이런 걸 마음 깊이 느껴본 적이 없어서는 아닐까?

혹은 의심이 든다. 현재 연애의 극심한 소강상태. 혹은 너무 길어져 버린 절대 가뭄의 시기로 인해 자포 자기한 채 유행하는 말 속에 숨어 스스로의 진심. 즉 지극히 자연스러운 연애에 대한 애타는 갈증을 모른 척 하고 있지는 않은지.

만일 그렇다면, 조금은 솔직 담백해져 보자고 말하고 싶다. 지금 밖은 이 여름의 마지막을 향해 가는 장맛비가 시원하게 내리고 있다. 아니 쏟아지고 있다. 자신의 좁은 마음속에 뜨거운 진심을 꼬깃꼬깃 접어놓은 당신, 조금만 민첩해지면 어떨까? 소강상태를 벗어나 시원한 연애 스콜로 들어서 보자.

방법도 모른 채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이 무슨 멍청한 대답인가. 태어나서 우는 법을 배워본 적이 있는가? 태어나서 먹는 것을 갈구하는 법을 딱히 배운 적이 있는가? 태어나서 배설하는 법을 따로 배운 적이 있는가? 연애, 사랑. 이것은 사실 본능에 가까운 것이다.

물론 그런 점은 있다. 키스 자체를 배우지는 않아도, 보다 나은 키스 법을 배울 수는 있는 것. 그래. 뭐 이렇듯 보다 부드럽고 매끄러운 시작을 위해 보잘 것 없는 조언은 해줄 수 있을 것이다.

무식함! 아니 용감함! 일단 부딪혀 보자. 그러면 알게 될 것이다. 자신의 몸 속에 도사리고 있던 연애 본능에 이끌려 오소소 연애 세포들이 일어나는 느낌을. 그런 다음엔 어쩌냐고? 뭘 묻는가. 진심에는 장사가 없다. 안 통하더라고? 그럼 또 해보라. 각자에 편협함에 기댄 속된 조언에 귀 기울이지 말고, 자기 자신을 믿는 게 중요하다. 사실 실패 속에 쌓인 경험만큼 값진 것은 없다.

여름. 짜증스럽게 높은 습도와 이글이글 타오르는 열기로 타인을 멀리하기 딱 좋은 계절. 착오다. 이 뜨거운 열기와 습도를 핑계 삼아, 마음을 불태우기 딱 좋은 계절이다. 이왕 흘릴 땀이라면, 사랑하는 연인과의 사랑을 확인하는 사이에 흐르는 기분 좋은 땀이 좋지 않겠는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불 같은 연애.’
사랑이 마침표를 찍은 후, 지옥의 불구덩이에 빠지는 고통을 느끼게 될 지라도. 그래도!! 한 번쯤은 빠져들어 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 감히 말해보고 싶다.

지금 당신의 사랑, 연애지수는 얼마입니까?
소강상태라면 비상경보를 울릴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 : 인터파크 도서 웹진


댓글

  1. trackback from: 인터파크직원ㅋ의 생각
    연애 소강상태에 놓인 그대들에게 연애 소강상태에 놓인 그대들에게 <인터파크웹진> ‘건어물녀’와 ‘초식남’ 제법 귀에 익숙한 말들일 것이다. 요즘 회자되는 유행어로 이들은 속칭 ‘연애세포’가 굳어버린 남녀를 일컫는다. 연애를 너무 오래 쉰 ‘건어물녀’이든 연애보다 취..

    답글삭제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