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야기 <법정스님 저>

인연 이야기

법정 저 ㅣ 동쪽나라



자신이 뿌린 것은 자신이 거둔다는 인과관계의 질서와 도리를 바탕으로 복잡한 삶 속에서 점점 메말라 가는 사람들의 마음밭을 일궈 주는 이야기.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통속적인 이야기 속에 불교적 교훈을 담고 있는 불타 전기 비유문학의 정수로 알려진 경전 [현우경]과 [잡보장경]을 옮겨놓은 책이다





본문중에서

아버지가 죽은 것을 보고 큰아이는 소리를 내어 울부짖었다. 나는 그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큰아이는 등에 업고 갓난 아이는 품에 안은 채 울면서 길을 떠났다. 길은 멀고 험한데 사람의 자취는 보이지 않았다. 도중에 큰 강이 있었는데, 수심이 깊고 폭이 넓었다. 큰아이는 강가에 내려두고 먼저 갓난아이를 업고 강을 헤엄쳐 건넜다. 언덕에 올라 나무 밑에 갓난아이를 내려놓았다. 이때 강 건너에서 큰아이가 엄마를 부르면서 강물로 들어오다가 그만 물에 떠내려가고 말았다. 나는 급히 강물에 뛰어들었으나 큰아이는 이미 거센 물결에 휩쓸려 구할 수 없었다. 다시 기슭으로 올라와 갓난아이한테 돌아왔으나, 늑대가 갓난아이를 먹어 버린 뒤였다. 나는 또다시 기절했다가 한참 만에 깨어났다. 나는 얼이 빠진 듯 정신없이 길을 걸어갔다. 도중에 한 바라문을 만났는데, 그는 친정 아버지의 친구였다. (/ p. 117)







법정[저]


이 시대의 정신적 스승 법정 스님은 전라남도 해남에서 태어났다. 한국전쟁의 비극을 경험하고 삶과 죽음에 대해 고뇌하다가 대학 재학 중 진리의 길을 찾아 나선다. 1954년 오대산의 절을 향해 떠났지만 눈이 많이 내려 길이 막히자 서울로 올라와 선학원에서 당대의 선승 효봉 스님을 만나 대화를 나눈 뒤 그 자리에서 삭발하고 출가했다. 다음 날 통영 미래사로 내려가 행자 생활을 했으며, 사미계를 받은 후 지리산 쌍계사 탑전으로 가서 스승뭄래사시고 정진했다. 그 후 해인사 선원과 강원에서 수행자의 기초를 다지다가 28세 되던 해 통도사에서 비구계를 받는다.

서울 봉은사에서 운허 스님과 더불어 불교 경전 번역 일을 하던 중 함석헌, 장준하, 김동길 등과 함께 민주수호국민협의회를 결성,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다. 1975년 본래의 수행승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송광사 뒷산에 불일암을 짓고 홀로 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상에 명성이 알려지자 1992년, 다시 출가하는 마음으로 불일암을 떠나 제자들에게조차 거처를 알리지 않고 강원도 산골 오두막, 문명의 도구가 없는 곳에서 혼자 살아왔다. 대표 산문집 [무소유]는 그 단어가 단순히 국어사전에 있는 사전적 개념을 넘어 ‘무소유 정신’이라는 의미로 현대인의 마음에 자리 잡았다. [서 있는 사람들] [물소리 바람소리] [산방한담] [홀로 사는 즐거움] [아름다운 마무리] 등의 산문집과 명상집 [산에는 꽃이 피네]는 오랜 세월 변함없이 사람들의 영혼을 적시고 있다. 2010년 3월 11일 길상사에서 입적하였다.


  출처 : 인터파크 도서


댓글

  1. trackback from: 인터파크직원ㅋ의 생각
    인연이야기 <법정스님 저> 인연 이야기 법정 저 ㅣ 동쪽나라 자신이 뿌린 것은 자신이 거둔다는 인과관계의 질서와 도리를 바탕으로 복잡한 삶 속에서 점점 메말라 가는 사람들의 마음밭을 일궈 주는 이야기.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통속적인 이야기 속에 불교적 교훈을 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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