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자 : 속수무책 딸의 마지막 러브레터

애자 : 속수무책 딸의 마지막 러브레터

정기훈, 송화진 저 ㅣ 랜덤하우스


2009 전 국민을 사로잡을 올 가을 첫 감동
화제의 영화 [애자]를 소설로 만난다!

제작 때부터 ‘시나리오 좋다!’는 입소문으로 화제가 되었던 영화 [애자]는 세상 무서울 것 없는 천방지축 딸과 모질고 억척스러운 엄마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리얼 감성 무비. 평생 원수같이 지내온 모녀가 결국은 서로에게 가장 필요했고 사랑했던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 화해의 순간을 통해 그 어떤 영화보다 강력한 감동을 전한다. 소설 [애자]는 영화 속 웃음과 눈물을 200% 담아내는 데 성공한 작품. 러닝타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잘려나간 장면들까지 완벽하게 복원했을 뿐 아니라, 캐릭터에 대한 깊은 성찰과 노련한 묘사, 상상력을 덧입혀 영화 보는 즐거움과 또 다른 소설 읽기의 맛을 충실하게 살렸다. 영화보다 한층 더 풍부하고 깊은 감동으로 전 국민의 감수성을 자극할 예정이다.

“내 이름 가지고 놀리면 디진다!”
그 이름조차 심상치 않은 리얼 스물아홉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여인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빼어난 미모, 범상치 않은 성격, 그리고 촌스러운 이름! [영자의 전성시대] 속 ‘영자’, [친절한 금자씨]의 ‘금자’, 그리고 애자! 할머니의 할머니도 안 쓸 것 같은 이 촌스러운 이름의 스물아홉 아가씨는 가진 거라곤 깡과 자존심뿐인 인물이다. 타고난 글 솜씨와 천부적인 싸움 실력으로 눈부신 10대 시절을 보냈지만 서른이 다 된 지금은 지방신문 당선 경력과 바람둥이 남자친구, 산더미 같은 빚뿐인 그야말로 청춘막장 신세. 가진 건 쥐뿔도 없으면서 자신감은 항상 만땅인 ‘애자’는 현실적인 그 이름만큼이나 오늘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청춘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한편, 사면초가의 상황에서도 특유의 씩씩함과 깡다구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가며 또 다른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청춘막장 애자씨 VS 인생끝물 영희씨
징글징글한 두 모녀의 갈등과 화해, 사랑 이야기

깻잎머리 여고 시절부터 학생주임 자동차를 박살내며 쌓아온 깡과 똘끼로 무장한 스물아홉 딸, 수틀리면 화투판 뒤집는 건 기본, 아무데서나 목청 세우고 말 안 듣는 것들은 사정없이 뒷덜미를 낚아채는 일명 ‘모가지 신공’으로 부산 아지매계를 평정한 쉰아홉 엄마. 30년 나이 차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두 여자의 징글징글한 공방전과 얼렁뚱땅 화해모드는 때론 웬수가 되고, 때론 친구가 되는 우리 시대 모녀들의 단면을 리얼하게 반영하며 공감대 100%의 웃음과 정감을 이끌어낸다. 그동안 수많은 매체 속에서 사랑스럽고 인자하게만 그려졌던 딸과 엄마의 이미지를 뒤집는 현실 감각 만점의 두 여자 ‘애자’와 ‘영희’는 올 가을 독자들에게 가장 강력한 모녀 캐릭터로 기억될 것이다.

영화는 소설과 다르다!
읽는 재미를 충실하게 살린 작지만 강한 소설

소설 [애자]는 영화를 단지 복사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소설만의 장점과 즐거움을 충실하게 구현한 작품이다. 오랫동안 그림자 작가로 일해 온 저자의 내공이 가감 없이 발휘되어 소설에 활기와 깊이를 더했다. 소설 특유의 호흡을 위해 시나리오에 없는 대사와 장면을 써넣을 때는 일일이 부산 토박이 친구들에게 물어가며 수정을 거듭했을 정도로 리얼리티와 읽는 맛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영화를 이미 본 독자에게도, 영화를 보지 못한 독자에게도 특별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줄거리]
고등학교 시절 ‘부산의 톨스토이’로 이름을 날렸던 박애자. 소설가의 꿈을 품고 서울로 상경했지만 고리짝적 지방신문 당선 경력과 바람둥이 남자친구, 산더미 같은 빚만 남은 스물아홉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갑갑한 상황에...서도 깡다구 하나는 죽지 않은 그녀의 유일무이한 적수는 바로 엄마 최영희.
눈만 뜨면 ‘소설 써서 빤스 한 장이라도 사봤나!’ 하고 구박하는 엄마에게 회심의 일격을 준비하고 있던 애자는 오빠의 결혼식에서 상상초월의 이벤트를 벌이고, 결혼식장은 아수라장이 된다. 통쾌한 복수를 마치고 콧노래를 부르며 귀가하던 그녀에게 엄마 영희가 쓰러졌다는 연락이 오고, 병원으로 달려간 그녀에겐 더욱 놀라운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상상도 하지 못한 엄마의 이별 통보.
있을 땐 성가시고, 잔소리가 지겹기만 하던…….
“과연 내가, 그녀 없이 살 수 있을까요?”

[본문소개]

우리 엄마 최영희 여사는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첫날부터 연거푸 이틀을 학교에 찾아와야 했다. 첫날은 입학식에 내 손 잡고 데려오느라, 두 번째 날에는 내가 두들겨 팬 애들 엄마와 담임에게 사과하러. 그러게, 누가 이름을 이 따위로 지으래?
“애애자아는~ 아빠 없는~ 장애자래요~ 장애자래요~.”
그렇다. 애자. 이게 바로 내 이름이다. 사랑 애(愛)에 자식 자(子). 촌스럽기 짝이 없는데다 어딘가 모자라 보이기까지 한 이름. 애들은 내 이름을 듣자마자 킥킥 웃으며 눈알을 굴려댔다. 왜 사랑하는 자식에게 굳이 ‘사랑하는 자식’이라는 뜻의 이름을 지어주어서 그 사랑하는 자식을 자꾸 시험에 들게 하는 걸까. 안 그래도 팍팍한 인생인데 이름 때문에 고생이 더 별스럽다.
나는 쉬는 시간이 되자마자 날 따라다니며 노래를 불러대는 녀석들의 코를 한 대씩 쥐어박아 쓰리콤보로 코피를 터트렸다. 순진한 얼굴을 한 담임 선생님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달려올 때까지 녀석들 정강이도 쓰리콤보로 걷어차 주었지. 어휴, 이 자식들이 나랑 같은 유치원에 다녔다면 이렇게 대책 없이 까불지는 않았을 텐데.
“뭔 놈의 문디 가스나가 이리 별나노!”
파란만장한 유치원 시절부터 선생님들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던 최영희 여사는 첫날부터 무슨 망신이냐며 내 등짝만 후려쳤다. 역시, 엄마는 이름만 그렇게 지어놨을 뿐 날 사랑하지 않는 게 분명하다.
(/ pp.9~10)

“그래도 피붙인데, 합의 봐야지예. 일단 진단서 보입시더.”
대머리 불도그가 기다렸다는 듯 상해진단서를 내놓았다. 최영희 여사는 우아하고 침착한 태도로 돋보기를 꺼내더니 찬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동안 나는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소파의 낡은 보푸라기만 뜯어내고 있었다.
“전치 4주면…… 한 이백이면 되겠네예. 그지예?”
그동안 하도 내 깽값 물어주러 다니다 보니 척 하면 착 하고 견적이 나오는 모양이다. 보험회사에서 당장 스카우트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불도그가 대화가 좀 통하는군, 하는 눈빛으로 바뀌는 순간 최 여사가 품 안에서 꾸깃꾸깃 접힌 종이를 꺼내 내놓았다.
“근데 우리 아도 쪼매 다치가……. 아 해봐라.”
나는 입을 다물고 고개를 흔들었다. 말도 하기 힘든 상황에 어떻게 입을 벌리란 말인가.
“퍼뜩!”
최영희 여사가 손을 치켜들었다.
“아아……”
눈물을 찔끔 흘리며 입을 벌렸다. 훤히 드러난 입 안을 본 불도그와 고삐리의 눈이 커다랗게 벌어졌다. 양쪽 어금니가 깨끗하게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전치 4주는 피장파장이고. 가만 있자…… 어금니 새로 박을라카면 개당 삼백에…….”
기세등등하던 불도그가 자라목처럼 움츠러들었다.
“아니, 쌈질하다 어금니도 뽑힙니까?”
최영희 여사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내사 마 그건 모르겠고…….”
언제 준비했는지 계좌번호가 적힌 종이를 탁자에 탁! 올려놓는다.
“깔끔하게 한 장으로 합의 보입시더.”
자해공갈단에서 스카우트해가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최영희 여사다.
(/ pp. 50~51)





저자

정기훈 [저]
95년 [금홍아, 금홍아]로 영화계에 입문한 후 [약속], [와일드 카드]에서 연출부로 활동, 영화 밥만 14년간 먹어온 베테랑 영화인이다. 모녀의 리얼한 삶을 세밀하게 표현한 영화 [애자]의 시나리오는 정기훈 감독이 4년 동안 공들인 역작. 사실적인 감동을 담아내기 위해 무려 400쌍의 모녀를 인터뷰해 실제 에피소드와 감정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그 결과 [애자]는 누군가의 자식이고 부모라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웃음과 감동을 담아내는 데 성공했으며, 부산영상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검증받았다.

송화진 [저]
1978년에 태어난 건 분명하지만 어디에서 태어났는지는 잘 모른다. 중앙대 문예창작학과에서 소설을 전공하고 오랫동안 문학전문 편집자, 출판기획자, 대필 전문가로 일하며 책 밥을 먹어왔다. 시나리오 속 애자를 보는 순간 자신의 이야기라고 느꼈고, 덕분에 신들린 듯 글로 풀어낼 수 있었다. [애자]는 그녀의 이름으로 나온 첫 책이다.



  출처 : 인터파크 도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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