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냉방병’에 걸린 사람들, 당신의 연애는? <인터파크웹진>

‘사랑’이란 단어를 사전에서 검색해보면 제일 처음에는 당연하게도 ‘Love’라는 단어가 뜬다. 이번에는 ‘연애’라는 단어를 찾아보자. 이 역시도 ‘Love’가 가장 위에 뜬다. 이것은 곧 ‘사랑 = 연애’라는 공식이 성립함을 뜻한다. 그러나 여기에 동의하는 자, 몇이나 되는가? 사랑이 곧 연애로 이어지지 않음을 이미 어른이 된 우리들은 아주 자~알 알고 있다. 그렇다면 사전만 봐서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이 둘의 차이, 과연 무엇인가?
 

 
드라마 <연애결혼> OST                             영화 <6년째 연애중>OST


‘사랑’은 혼자서도 할 수 있다. 사랑을 주는 것도 내 맘이고 거두는 것도 내 맘이다. 얼마만큼의 사랑을 퍼부을지도 본인의 자유다. 그러나 ‘연애’는 다르다. Give & Take의 공식이 처절하게 적용된다. 이것을 가지고 야박하다 하지 말기를. 내가 사랑을 보냈으면 나도 사랑을 받아야 한다. 그것이 당연하다. 그러지 못하면 언젠가는 말라 죽고 만다. 그러므로 내가 주는 사랑을 야금야금 받아먹기만 하고 도통 뱉을 줄 모르는 상대에게 ‘내가 사랑하니까 괜찮아’따위의 말은 고이 접어 책갈피 속에나 끼워두길 바란다.   

그렇다면 연애라는 것이 Give & Take 논리하에 움직인다면, 이는 너무도 살벌하지 않은가. 정글도 아닌데 말이다. 바로 이 Give & Take에 대한 오해로 많은 현대인들이 ‘연애냉방병’에 시달리고 있다. 내가 상대방보다 더 상대를 사랑한다는 것에 대한 열등감, 너무 잘해주면 떠날 것 같은 불안감, 내가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이상한 치기까지. 이런 것을 따지다 보면 어느새 당신의 연애는 사랑이란 수액은 쪽쪽 빨린 채 딱딱한 껍질만 둘러쓴 맛없는 열매가 되고 말 것이다. 물론, 연애에도 스킬이 필요함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스킬에 앞서 당연히 선행되어야 할 것이 빠진 채 스킬만 찾아 헤매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드라마 <연애시대> DVD


인터넷에 넘쳐나는 온갖 연애이론들을 보다 보면 공통점을 하나 찾게 된다. 상대방의 행동과 심리를 분석하고 사로잡기 위해 온갖 발버둥을 치면서도 정작 자신을 내어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했는데 왜 안 넘어오죠?’ ‘내 맘이 들킬까 무서워요’ 등등. 이는 Give & Take의 공식을 망각했기 때문이다. 자기가 자기 자신을 내어주지 않는데 상대방이 나에게 그래 주길 바라는 것만큼 도둑놈 심보도 없다. 무언가를 얻으려면 그에 상응하는 것을 잃을 각오도 같이 해야 하는 것이다.   


어쩌다 몸 깊숙한 곳에서 뭔가를 간절히 열망하는 힘이 솟구친다 해도 그것을 곧바로 침묵시키는 냉각장치가 몸 곳곳에서 작동하기 시작한다. 그러고 보면, ‘쿨하다’는 건 ‘스스로 얼어 죽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 <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 中에서 -








‘연애냉방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기도 ‘쿨’, 저기도 ‘쿨’, 온갖 ‘쿨’들이 넘쳐난다. 어떻게 하면 상대방으로부터 더 얻어낼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그러면서도 정작 자기 자신은 싸하게 냉동시킨 채 ‘시크’한 척 ‘쿨’한 척 상대방이 내 곁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는 자세를 고수한다. 그러나 ‘연애’라는 단어 자체가 뜨겁고 말랑말랑하고 손에 쉽게 쥐어지지 않는 느낌이라는 걸 생각해야 한다. 쉽게 말해 찜질방에 들어가 있으면서 몸이 차가워지길 기대하지 말라는 것이다. 연애를 해서 사랑을 주고 받으면 당연히 사람은 따뜻하고 물렁해지게 되어있다.  


사람들이 연애를 하는 이유는 불안하고 위험해지기 위해서다. 일상을 벗어난 불안함의 스릴을 만끽하기 위해서라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연애를 흉내 내는 연애만 한다......집을 사고 차를 사고 핸드백과 구두를 장만하듯, 그런 구색 맞추기 연애뿐이다. 

- <연애잔혹사> 中에서 -








드라마 같은 사랑을, 연애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드라마 속 주인공에게 배워라. 그들은 결코 쿨하지 않다. 사랑을 위해 빗속을 질주하며, 쪽팔림(?)을 무릅쓰고 대로변에서 소리도 지르며 유치한 사랑고백은 물론이고 자신의 속도 남김없이 까뒤집어 보여준다.   

쿨해지지 말자. 사람의 몸이 차가워지는 건 죽고 난 후의 일이다. 뜨겁고도 짭짤한 피를 가진 우리는 결코 쿨해질 수 없다. 수만 가지 연애이론과 법칙이 난무해도 결론은 하나다. 연애 없는 사랑은 있을 수 있어도 사랑 없는 연애는 불가능하다는 것. 내 속에 피어난 열기를 누르려고 하지 말자. 마음껏 사랑하자. 연애 스킬을 다룬 책은 그 후에 펴봐도 늦지 않을 것이다.     




 
글/사진 : 인터파크도서 기자단 2기 이경민
출처 : 인터파크 도서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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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trackback from: Hans의 생각
    ‘연애냉방병’에 걸린 사람들, 당신의 연애는? <인터파크웹진> ‘사랑’이란 단어를 사전에서 검색해보면 제일 처음에는 당연하게도 ‘Love’라는 단어가 뜬다. 이번에는 ‘연애’라는 단어를 찾아보자. 이 역시도 ‘Love’가 가장 위에 뜬다. 이것은 곧 ‘사랑 =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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