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난 영화 OST의 뒷이야기들<인터파크웹진>

대박난 영화 OST의 뒷이야기들<인터파크웹진>


영화의 관객은 영화 속 상황에 딱 들어맞는 음악을 통해서, 영화 속 스토리와 배우의 감정에 몰입하게 된다. 따라서, 대박난 영화는 반드시 대박난 영화음악을 남긴다. 더불어, 대박난 영화의 OST는 당연하게도 풍성한 뒷이야기를 남기기 마련이다.


영화 사상 가장 극적이라고 불러도 좋을 인생역전 스토리는 바로 <록키>. 실베스타 스텔론이 각본에 감독, 주연까지 맡아서 초대박이 난 영화 <록키>는 영화가 제작될 당시, 무명 감독에, 무명 배우가 출연하는 저예산 영화였다. 그러니, 영화음악 역시 유명한 아티스트의 몫이 아니었다. 제작비의 한계를 고려한 제작사는 당시 무명이었던 ’빌 콘티’라는 작곡가에게 음악을 맡긴다. 

1976년 영화가 개봉된 후, <록키>는 영화사에 기념비적인 기록들을 세우게 되고, 심하게 표현하자면, ’뒷골목 거렁뱅이’ 수준이었던 실베스타 스텔론은 인생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다. 그러나, 그뿐이 아니었다. 무명 작곡가 빌 콘티 역시 <록키>의 메인 테마로, 록키 시리즈를 상징하는 음악인 ’Gonna Fly Now’ 등이 담긴 음악들이 히트를 하면서, 일약 유명 작곡가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이후, 빌 콘티는 1983년 영화 ’필사의 도전’으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했고, 각종 영화와 TV 드라마 OST 음반만 800만장이 팔아치운 할리우드 대표 음악가로 명성을 날리게 됐다.  

어디 빌 콘티 뿐인가? 무명 밴드였던 ’서바이버’는 ’록키3’에 삽입된‘eye of the tiger’ 한 곡으로 전세계 투어를 진행하는 인기 밴드로 발돋음 하게 된다. 그 인기가 얼마나 강렬했던지, 지금도 TV에서 권투하는 장면만 나오면, ’서바이버’의 목소리가 지겹도록 흘러 나오지 않나. 사실 따지고 보면, 그룹 ’서바이버’는 ’록키’ 때문에 먹고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바이버’의 히트곡이라고는 영화 <록키>의 OST 였던 ‘eye of the tiger’와 ’Burning Heart’, 단 두 곡이 전부였으니 말이다.


영화음악하면, 흔히 작곡가나 가수를 떠올리지만, 특이하게도 영화음악으로 유명한 감독이 있다. 바로, 영화 감독 ’왕가위’. 영화 <중경삼림>에 삽입된 ’마마스 앤 파파스의 California Dreaming’을 떠올려 보라. 음악에 맞춰, 앙증맞고 귀엽게 몸을 흔들어 대던 왕정문에게 매혹된 관객들은 앞 다퉈 레코드점으로 달려갔고, 한 물, 아니, 두 물은 훌쩍 가고도 남은 ’마마스 앤 파파스’의 먼지 쌓인 앨범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영화 <중경삼림>의 인기 덕분에, 사실상 해체 상태였던 ’마마스 앤 파파스’가 급조된 밴드를 이끌고 내한 공연까지 다녀갔으니, 그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이 갈 듯. 

영화 감독 ’왕가위’는 탁월한 선곡과 독특한 화면 구성 덕분에 영화는 망해도 OST는 잘 팔리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최근에 듣자하니, 왕가위 감독은 요즘도 잘 팔리는 영화 OST 덕분에, 매년 회사 운영비를 능가하는 거액을 벌고 있다고. 죽은 밴드도 벌떡 일으켜 세운 감독이니, 어련할까.

한국 영화의 OST에도 당연히 대박 신화가 있다.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는 최고의 기록은 영화 <접속>의 OST로, 1998년 당시 60만장이 팔렸다. 박찬욱 감독의 ’단짝’으로 유명한 조영욱 음악 감독의 작품인 영화 <접속>OST는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정식 사용료를 지불하고 OST를 정식 발매한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접속>OST의 성공은 <약속>, <정사>, <쉬리>,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등 팝송을 삽입곡으로 사용한 OST의 또다른 성공을 불러온 이유이다.


1999년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삽입곡인 비지스의 ’Holiday’는 2005년 영화 <홀리데이>에 다시 한 번 삽입되면서 뒷이야기를 남긴다. 이명세 감독이 영 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제작 당시, 삽입곡 사용을 꺼리던 비지스를 설득하기 위해 직접 찾아가 읍소한 일은 유명한 일화. 이명세 감독의 정성과 열의에 감동(?)한 비지스는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기에도 민망한 소액만을 받고 사용권을 넘겨줬다고 한다. 그러나,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가 대박 영화의 반열에 오르면서 OST 역시 손에 꼽히는 대박 OST의 반열에 등극한다. 

그런데, 2005년 또다시 한국에서 영화 삽입곡으로 ’Holiday’를 사용하겠다고 하자,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OST의 예기치 못한 성공에 열받은(?) 비지스는 12만 달러(당시 환율로 1억 2천만원)을 요구했고, 협상을 통해, 9만달러로 최종 낙찰. 그러나, 영화 <홀리데이>의 참패로, 비지스의 ’Holiday’는 제값을 못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만다. 2005년 당시 영화사가 비지스에게 지불한 1곡 사용료 9만달러는 당분간 깨지기 힘든 최고가 기록이 될 전망이니, 이래 저래 속쓰린 대목이다. 


 
출처 : 인터파크 도서 웹진


댓글

  1. trackback from: Hans의 생각
    대박난 영화 OST의 뒷이야기들<인터파크웹진> 대박난 영화 OST의 뒷이야기들<인터파크웹진> 영화의 관객은 영화 속 상황에 딱 들어맞는 음악을 통해서, 영화 속 스토리와 배우의 감정에 몰입하게 된다. 따라서, 대박난 영화는 반드시 대박난 영화음악을 남긴다. 더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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