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날, 순천만 자연 생태 공원을 방문하다 <인터파크 도서 웹진>

여름, 푸른색, 작렬하는 태양, 넘실거리는 파도, 비키니, 부서지는 모래알, 일광욕. ‘바다’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들이다. 하지만 유명한 항구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에게 바다는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크고 작은 고민을 갖고 힘든 수험생 시절을 보낼 때, 큰 가슴으로 이 모든 것들을 견딜 수 있게 해 주었던 것은 언제나 바다였다. 서울에 오래 있었던 탓에 간만에 바다의 소금기 가득한 바람을 맡고 싶었다. 그래서 전라남도 순천을 찾았다.  

부끄럽지만 나는 순천에 가기 전에, 순천이 바다와 닿아있는 곳이라는 것을 몰랐다. 전라도 여행을 하고 싶다는 말에 선배가 순천만에 대한 정보를 알려줬는데, 인터넷에서 본 사진만으로도 갈대의 넘실거림을 느낄 수 있었다.

순천만은 행정구역상 전라남도 순천시와 고흥군, 여수시에 둘러 쌓여있으며, 갯벌의 면적만해도 22.6%에 달할 만큼 드넓은 만이다. 넓은 면적이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에 의해 간척되어 들로 바뀌긴 했지만, 만의 서부와 북부에는 아직도 퇴적작용이 활발해서 갯벌이 확장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곳은 흑두루미, 검은 머리 갈매기 등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자연습지이며, 2004년 11월부터 자연생태공원이 조성되어 철새뿐 아니라 사람도 자연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순천만 생태공원
순천만 생태공원 입구. 흑두루미가 방문객을 맞아주고 있다.


순천만 생태공원으로 가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다. 순천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순천만의 대형 광고판이다. 시에서 적극적인 홍보를 하고 있기 때문에 터미널에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3~6월, 9~11월에는 광주에서 순천만으로 직행하는 고속버스를 운행한다. 기차로 이동할 경우 순천역에서 매일 시티투어버스를 운행하고 있으니 이용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나는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순천만으로 이동했다. 버스는 아담하고 소박한 순천시내를 벗어나, 나를 순천만으로 데려다 주었다.

오리들
일광욕을 즐기는 오리들

갈대데크
갈대데크 1.2km구간. 걷기 좋게 다리가 놓여있다.


입구에서 조금만 들어가면 자연 생태관이 있다. 이 생태관에서부터 시작해 1시간~3시간 코스 등 자신에게 맡는 코스로 생태공원을 둘러볼 수 있다. 걷기 좋게 목재로 된 다리가 놓여 있는 갈대숲길은 코스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곳이다. 도보로 왕복 30분 가량 소요되는데 늪지에 솟은 갈대가 운치 있다. 가을에는 갈대 축제도 열린다고 하는데, 그 즈음에는 더욱 볼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갈대숲길의 끝에서 낮은 산을 올라가면 전망대가 보인다.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순천만 사진의 대부분은 이 곳에서 찍은 것이다. 시간과 체력이 된다면 꼭 가보길 권한다. 선상투어코스도 있으니, 갈대와 철새를 좀 더 가까이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갈대숲길

갈대숲길

갈대숲길
갈대숲길에서 찍은 사진들. 관광지임에도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것 같다.


갈대숲길을 거닐다 보니, 두루미 한 마리가 입에 물고기를 물고 낮게 날고 있었다. 늪지에 난 구멍 밖으로 게들이 고개를 내밀었다가 눈이 마주치면 부끄러운지 숨었다. 게를 보며 친구와 함께 저건 도롱뇽이다 짱둥어다 하며 서로 우겨댔다. 도롱뇽과 짱둥어를 본 적도 없으면서 말이다. 이렇게 많은 자연 생물들을 한꺼번에 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순천만은 특별한 것 같다. 인간이 자연을 위협하지 않고도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었으니 말이다.

순천만 자연 생태 공원 홈페이지
사진출처 순천만 자연 생태 공원 홈페이지


곧 ‘바다의 날’이다. 주말에 이것 저것 생각하지 말고 가까운 바다로 달려가 보는 것은 어떨까? 밀려든 파도에 모래가 젖는 것처럼, 마음이 촉촉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글/사진 : 인터파크도서 기자단 1기 홍윤이

출처 : 인터파크 도서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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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trackback from: Hans의 생각
    바다의 날, 순천만 자연 생태 공원을 방문하다 여름, 푸른색, 작렬하는 태양, 넘실거리는 파도, 비키니, 부서지는 모래알, 일광욕. ‘바다’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들이다. 하지만 유명한 항구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에게 바다는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크고 작은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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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ㅎㅎㅎㅎ 저 맨 위에 "지구상에서 제일 빠른 새는 뭘까" 보구서 포스팅 끝까지 정답이 도데체 뭘까 두근두근하면서 읽었어요.



    공원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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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지윤 - 2009/06/04 12:30
    ㅎ~ 구글광고였을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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