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한 가득 내리고 왠지 축축한 화요일. 아침부터 몸이 카페인을 찾는다. 결국 몸의 요구에 이끌려 찾은
까페 핀벨(Finn_Bell). 찬바람을 피해 들어가자마자 주인
아저씨의 “어서오세요”라는 인사와 함께 훈훈한 기운이 몸을 녹여준다. 막 나간 사람들이 비워놓은 안쪽 자리에 짐을 풀어놓고 메뉴판을
뒤적인다.
이 곳의 매력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편안하게 쉬면서 노닥거리다 갈 수 있는 장소라는 점과, 맛있으면서도
착한 가격! (4종류의 드립커피가 모두 3500원, 홈메이드 케이크도 3000원, 커피류와 다양한 차도 4000원
안팎이다.)
귓가에는 재즈의 음률이, 머리 위로는 아늑한 조명이. 그리고 초코케이크와 커피 한 잔. 이로써 행복한 오후를 위한 준비가 갖춰졌다. 이 시간에 우연히 함께하게 된 책은 한 켠에 놓여있던 황경신의 <괜찮아, 그곳에선 시간도 길을 잃어>. 작은 까페 속에서 시간을 잃고 방황을 시작한 나에게 딱 어울리는 책이었다. <괜찮아, 그곳에선 시간도 길을 잃어>는 황경신이 프로방스 지역을 여행한 후 쓴 에세이다. 풍경의 사진과 황경신의 감성적인 글이, 프로방스 지역의 잔잔한 느낌과 어우러져 읽는 이의 시간을 마법처럼 멈추게 하는 편안한 책이다. 바로 이렇게 느긋한 오후 커피 한 잔과 즐기기에 딱 좋은. 찬찬히 페이지를 넘기다가 지금 나와 딱 어울리는 글귀를 발견했다. 난 여전히 '아무 생각 없음'의 상태에 놓여있었다.(86p) 황경신 저. 괜찮아, 그곳에선 시간도 길을 잃어 어느 화요일 오후, 핀벨에서 난 시간도, 생각도 방황하게 내버려둔 채 그 곳에 머물러 있었다. 항상 예쁜 까페를 멀리서만 찾았는데, 새삼 눈을 돌려보니 가까운 곳에 반짝반짝 숨어있었나 보다. 아늑한 분위기가 비 내린 후의 눅눅한 공기와 참 잘 어울리던 곳, 핀벨. 비라면 질색하던 나인데, 벌써부터 다음에 내릴 비가 기다려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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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삭제책, 장소에 입맞춤하다 2탄 : 인터파크 웹진 북 N 비가 한 가득 내리고 왠지 축축한 화요일. 아침부터 몸이 카페인을 찾는다. 결국 몸의 요구에 이끌려 찾은 까페 핀벨(Finn_Bell). 찬바람을 피해 들어가자마자 주인 아저씨의 “어서오세요”라는 인사와 함께 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