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을 쫓는 아이

 

2004년 미국도서관협회‘청소년이 읽을 만한 성인 도서’선정
출간 이후 현재까지 줄곧 언론과 독자들의 열띤 반응을 얻고 있는
<연을 쫓는 아이> 개정판


“도련님을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그렇게 할게요.”
연을 쫓아 달려가던 언청이 하산.
버드나무 근처의 공원 벤치에 앉아, 라힘 칸이 전화를 끊기 직전에 했던 말을 곰곰이 되새겨보았다.
“다시 좋아질 수 있는 방법이 있단다.”
하늘을 날고 있는 두 개의 연을 바라보자 하산과 바바, 알리와 카불이 떠올랐다. 1975년 겨울이 닥치기 이전의 삶도 떠올랐다. 1975년 겨울로 인해 모든 것이 확 바뀌어버렸다. 그리고 그해 겨울로 인해 나는 지금의 내가 되었다.


“너를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그렇게 할게.”
오래도록 가슴을 적시는, 사랑과 우정 그리고 배반과 속죄의 인간 드라마!


이 두툼한 책을 읽어내는 시간은 그리 많이 걸리지 않는다. 주인공 아미르가 어른이 되어가면서 겪는 성장통과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이 인생의 도전장처럼 박진감 있게 펼쳐지는 사이 어느덧 읽는 이의 유년이 겹쳐져 삼중의 책 읽기에 빠지게 된다. 육체는 성년이 되었어도 아직도 자라지 못하고 울고 있는 마음속의 아이를 만나는 일은 자신의 인생이 어디서부터 비틀렸는지, 어떤 비밀 때문에 아직도 이렇게 아픈가를 정면으로 생각하게 하는 일이다.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고 울고 있는 마음속의 아이를 깊이 껴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는 그 순간이 한 인간이 진정으로 성장하는 때인지도 모른다. 오랜만에 푹 빠져서 읽은 장대한 스케일의 성장소설이다. - 신경숙(소설가)

결코 잊히지 않고 언제까지나 기억에 남는 놀라운 소설이다. 꽤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그동안 내가 읽었던 모든 것들이 그저 그런 것으로 느껴질 정도로 대단히 강렬하다. - 이사벨 아옌데(소설가)

호세이니는 정말로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이야기꾼이다. 그는 과감하게 우리 마음속에 있는 모든 현을 잡아당겨 소리를 내준다. - 타임즈

매우 따뜻하고 유머러스하며, 생생하고 매력적인 이미지들로 가득한 소설이다. - 뉴욕 타임즈

호세이니는 아미르와 하산의 관계를 아름다운 뉘앙스를 담아 묘사한다. 그리고 아미르의 배신은 정말 충격적이다. 열정적인 소설이다. - 문학 리뷰

잃어버린 순수를 회복하는 과정을 고통스러울 정도로 정직하게 그려낸 소설이자
짙은 향수에서 헤어나지 못할 만큼 충격적이고도 아름다운 이야기


아프가니스탄의 유복한 집에서 태어난 아미르와 하인의 아들 하산은 어릴 적부터 절친한 친구처럼 지낸다. 하지만 아미르가 12살 되던 해의 겨울, 연 날리기 시합 때 일어난 사건을 계기로 두 사람의 우정에 시련이 닥친다. 그후 아미르는 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하여 평온한 생활을 하다가 38세가 되던 2001년 여름, 예기치 않은 운명의 전환기를 맞는다. 하산을 배반한 죄값을 치르기로 결심하고 탈레반 지배하의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오는 아미르…
그는 태어나 처음으로 운명에 거역했다. 실 끊어진 연과 같이 이제 아미르는 근심 없는 자신에게로 두 번 다시 되돌아갈 수 없다. 하지만 연을 쫓을 때와 같이 전력으로 달릴 수 있다면, 진실을 마주할 용기를 갖는다면 다시 소년의 웃는 얼굴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굴절된 우정, 비밀과 배반, 양심의 가책과 보상이 복잡하게 얽힌 한 편의 드라마가
아프가니스탄의 격동의 역사를 축으로 그려진다.

아프가니스탄의 하늘에 색색의 연이 춤추는 날, 소년 아미르의 마음에 죄의식이 자리한다. 아미르는 형제 같은 하인 하산이 시달리고 있는 현장을 목격하고도 다리가 움츠러들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
다. 뿐만 아니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괴로워서 그를 억지로 멀리했다. 양심의 가책에 시달리는 아미르의 모습은 오히려 건전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도 자기 자신을 괴로움으로부터 해방시키지 못한다.

결국 나는 도망쳤다. 나는 겁쟁이였기 때문에 도망쳤다. 아세프가 무서웠고 그가 내게 할 짓이 두려웠다. 상처받을 것이 두려웠다. 골목의 하산에게서 등을 돌리면서 나는 나 자신에게 그렇게 변명했다. 나는 나 자신에게 그렇게 믿게 만들었다. 사실 나는 비겁함을 열망했다. 또 다른 변명, 내가 도망치고 있는 진짜 이유는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아세프의 말이 옳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하산은 바바의 마음을 얻기 위해 내가 치러야만 하는 대가이자 내가 죽여야만 하는 양이었다. 그것이 공정한 대가였을까? 그 대답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의식 속에 떠올랐다. 그는 단지 하자라인에 불과했다. 그렇지 않은가? (p.121)

미국 망명 생활 속에서 바바는 주유소를 운영하며 아미르를 공부시키고, 망명한 아프가니스탄 장군의 딸과 결혼한 아미르는 소설가로 성공한다. 몇 년이 지난 후 삶에 안정을 찾고 있을 때 아미르는 파키스탄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잘못을 속죄할 기회를 갖게 되는 순간이 온 것이다. 가책으로 괴로워하고, 죄를 갚아야 함에 근심하던 아미르는 마침내 탈레반 세력하의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온다. 그때 그는 끔찍한 비밀을 알게 된다.

“한 가지 죄밖에 없다. 그리고 그것은 도둑질이다……. 네가 거짓말을 하면 그것은 진실을 알아야 할 다른 사람의 권리를 훔치는 것이다.” 그런 말을 나한테 해주지 않았던가? 그런데 그를 땅에 묻은 지 15년이 지난 지금 바바가 도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도둑 중에서도 가장 나쁜 도둑이었다. 그가 훔친 것은 신성한 것이었다. 내게서는 동생이 있다는 것을 알 권리를 훔쳤고 하산에게서는 신분을 훔쳤으며 알리에게서는 명예를 훔쳤다. 오로지 그 자신의 명예와 긍지를 위해서. (p.337)

아프가니스탄의 굴곡진 역사를 배경으로 한 따뜻한 성장소설

흥미진진하지만 교육적인 측면을 지니고 있으며 때로는 충격적이기도 한 이 소설은
탈레반 세력이 군림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한가운데로 거침없이 우리를 데려가준다.

성장소설의 모티프와 함께 이 소설에는 아프가니스탄의 역사상 중요한 사건들이 주인공 아미르의 이야기 속에 치밀하게 짜여 들어가 있다. 소설은 1979년 소련군이 아프가니스탄에 침공하기 이전부터 9?11 미국 테러사건 후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알 카에다를 소탕하기 위해 미국이 탈레반 통치하의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한 시점까지 진행된다.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는 독자라도 이 소설을 통해 아프가니스탄과 그 역사에 대해 어느 정도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파쉬툰인인 아미르와 하자라인 하인인 하산의 관계는 아프가니스탄에 고질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인종간의 갈등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 갈등은 인종청소라는 명분하에 하자라인 대량학살을 야기했고 이것은 소설 속에서 무고한 하산이 탈레반에게 처형당하는 장면을 통해 나타난다. 아미르와 하산이 이복형제라는 사실과 아미르가 하산의 아들 소랍을 양자로 받아들이는 과정은 이런 인종문제에 대한 나름대로의 대안이 아닌가 싶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할레드 호세이니(Khaled Hosseini) [저] / 이미선 [역]

출처 인터파크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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