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고 배운다



아들은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고 배운다  
가와키타 요시노리 저 / 김석희 역 ㅣ 작가정신 ㅣ 父親の品格

아버지와 아이 사이는 절대 친구 사이가 아니다
“아빠 아닌 아버지가 되어라”


사회인으로서, 또 아버지로서의 ‘남자’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며 집필 활동을 펼쳐온 저널리스트 출신의 명망 있는 저자 기와키타 요시노리의 부친론.

아이가 태어나면 아버지는 아기의 발가락 길이에서 머리털 굵기까지 자신과 어디가 닮았는지 찾느라 분주하다. 하지만 굳이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더라도 아이는 서서히 아버지와 시간차가 있는 동일인으로 자란다. 일부러 가르치지 않아도 제 아버지의 제스처와 말투, 행동 양식을 보고 듣고 느끼면서 외모뿐만 아니라 행동이나 말투에서도 쏙 빼닮은 닮은꼴의 속편이 되어간다. 그렇게 스펀지에 물 스미듯 부모의 모든 것을 흡수하는 아이에게 부모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지, 이 책은 아이가 세상에서 처음으로 갖게 되는 관계의 시작점인 부모, 그중에서도 아버지의 자녀교육에 대한 저자의 강단 있는 주장과 육아 고민의 해법을 담은 “아빠 아닌 아버지 되기” 제안서다.

저자는 서두부터 강력하게 “아버지와 아이 사이는 절대 친구 사이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오늘날 가정의 많은 문제는 바로 아버지와 아이가 친구 사이가 되어버린 데서 생겨났다고 말한다. 17세기 사상가 존 로크는 “부모는 자식에 대해 절대 권력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교사들은 학생들과 친해지기는 하지만 결코 친구가 되지는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자식을 사랑하기만 할 뿐 가르치지 않는 아버지가 많은 요즘 현실에서 아버지와 자식 사이는 절대 친구 사이가 아니라 “애정과 신뢰로 맺어진 상하관계”여야 하고, 이 틀을 깨트리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주장하는 저자의 목소리는 이 시대에 맞는 강한 설득력을 가지고 공명하기에 충분하다.

“아버지 한 사람이 교장 백 명보다 낫다.”

17세기 영국 신학자이자 시인인 조지 허버트가 아버지의 존재감과 그 중요성에 대해 한 말이다. 교육의 원점은 가정에 있다. 아이가 인생에서 맨 처음 만나는 스승은 부모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주는 아버지의 역할은 가장 중요하다.

윗세대의 아버지들은 좋든 나쁘든 아버지로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갖고 있었고, 자식들보다 대우받는 권위를 가진 존재였다. 밥상을 따로 받고, 귀한 반찬도 아이보다 먼저 먹었다. 아이들은 그런 아버지를 보면서 경외감을 품었고, 아버지 말을 잘 거역하지 못했으며, 아버지와 자신의 서열을 강하게 인식했다. 그러나 아이와 함께 놀아주는 아버지, 격의 없이 아이와 어울리는 아버지가 많아지면서 엄한 아버지들이 설 자리를 잃었다. 저자는 친근한 아버지도 좋지만 그러면서도 꼭 필요한 것이 아버지로서의 ‘권위’라고 힘주어 말한다. 권위는 친구 사이에서는 만들어지기 어렵다.

그러나 요즘, 아버지와 아이는 말 그대로 그저 친구 같은 사이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저자는 ‘평등’의 관계가 기본인 이 ‘친구 같은 사이’가 유아기에서 청소년기에 이르기까지의 자녀교육에 부정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고 주장한다. 응석을 받아주고 꾸짖지도 않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아버지를 어려워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권위가 없는 사람의 말은 제대로 듣지 않는다. 믿지도 않는다. 아버지를 가볍게 보는 아이는 아버지가 아무리 옳은 말을 해도 진지하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아버지의 권위가 허물어지면 젊은이들은 신앙을 잃어간다”는 프로이트의 지적처럼, 청소년기까지의 아이에게 아버지란 존재는 거의 신앙이나 다름없는 뿌리와도 같은 것임을 다시 한 번 주의 깊게 인식해야 할 때다.

아들은 아버지의 속편, 딸은 어머니의 속편

자녀의 교육에서 가장 희망적인 것은, 아이는 뭐든지 부모를 흉내 낸다는 사실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아무리 자녀교육에 자신이 없는 부모라도 가장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아이의 눈을 늘 의식하면서 모범을 보이는 일이다. 아버지와 아들은 시간 차이가 있는 동일인 같다. 이것은 어머니와 딸도 마찬가지다. 아버지에게는 아들이 ‘자신의 속편’이고 어머니에게는 딸이 ‘자신의 속편’인 것이다. 자식은 부모의 말은 좀처럼 들으려 하지 않지만 부모의 행동은 잠자코 있어도 그대로 흉내 낸다.

본문에 소개된 두 유명 인물의 사례가 이러한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성격과 인격, 환경과 취향이 대조적이던 부모에게서 태어난 괴테는 어머니로부터는 자유로운 몽상가적 기질과 이야기하는 즐거움을 배우고, 아버지로부터는 다양한 학문을 익혀 지와 덕을 갖춘 “거인”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열 살 때 아버지로부터 버림 받은 장 자크 루소는 자신의 아버지가 그랬듯 자기 자식을 다섯 명이나 고아원 문 앞에다 내다버리는 비극을 되풀이했다.

뿌리가 건강하면 가지도 건강한 법이다. 아버지가 품위 있는 인간이면 아이도 품위 있는 인간으로 자란다. 어떠한 삶이 품위 있는 삶인지는 각자의 가치관과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 삶을 결정하는 열쇠를 쥔 사람은 바로 관계의 출발점이자 아이의 첫 스승인 아버지인 것이다.

금전 교육이나 가난 체험 등이 왜 필요한지, 아이에게 휴대전화를 사줄 것인지 말 것인지, 체벌은 과연 필요한지 등 자녀교육에 있어 정신적인 부분에서 실제 일상생활에서 부딪히게 되는 사소한 현실적 문제들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다양한 항목을 짚어가면서 그 해법을 모색한다. 또한 온 가족이 모여 식사하는 자리를 자주 만들어라, 우리 가족만의 규칙을 만들어라, 아버지의 취미를 자식에게 물려주어라, 한 가지라도 ‘우리 아버지는 굉장해!’ 하고 생각하게 만들어라 등 실용적 지침들도 가득하다.

한편, 남자에게 꼭 필요한 ‘부성’을 이야기하는 대목은 실제 사례를 통해 더욱 큰 공감을 자아낸다. 저자는 훌륭한 선수를 길러낸 코치나 감독 중에 유독 ‘부성’ 넘치는 사람이 많았다는 점에 주목하는데, 선수들은 그들을 두고 “또 한 사람의 아버지”라고 입을 모은다. ‘부성’은 이렇듯 자기 자식뿐 아니라 타인의 인생까지도 바꾸어버리는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이 밖에도 책에는 조부모의 힘을 활용하는 법, 아버지의 학부모로서의 역할, 재혼 시 고려할 점 등 자녀와 직결된 다양한 문제적 상황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저자만의 명쾌한 제안들이 실려 있다.



출처 : 인터파크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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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trackback from: Hans의 생각
    아들은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고 배운다 아들은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고 배운다 가와키타 요시노리 저 / 김석희 역 ㅣ 작가정신 ㅣ 父親の品格 아버지와 아이 사이는 절대 친구 사이가 아니다 “아빠 아닌 아버지가 되어라” 사회인으로서, 또 아버지로서의 ‘남자’에게 주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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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rackback from: 엄마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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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rackback from: 좋은 부모 밑에서 좋은 자녀가 자란다 : 자녀, 뿌린 대로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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